한동안 블로그 포스팅이 뜸했던 이유 중 하나는, 11일날 면접을 본 것이고, 그 날부터 며칠 간 남자친구 집에 놀러가 있었고, 면접에 합격해 교육을 받으러 다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교육이 마.침.내!!! 오늘 모두 완료하고 매장 발령이 났다.

물론, 이 매장에서 계-속 일하는건 아니지만, 어찌됐건 앞으로의 나의 새로운 일터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오랜 백수생활에 정신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바닥난 나.

갖고싶은것, 먹고싶은것, 사주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인데 쓸 수 있는 돈은 한정적이고, 바쁘기도 하고 불만도 많았지만 역시나 일을 하는것이 행복했기에 다시 일을 선택했다. (한동안이지만)

솔직히 1년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길게는 반년까지? 어떻게 될지 몰라 그 이후에도 더 일하겠지만 일단 상황을 봐야 한다. 어쨌건 1순위는 내 자신이다. 일에 얽매이고싶진 않으니까.

어쨌거나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짧게짧게 일하는건 돈이 안되고, 그렇다고 하루종일 하는곳 치고 급여가 괜찮은 곳은 없고, 이전에 가고싶어했던 탄탄한 곳을 찾던 도중, 외국계 커피업계 지원글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정말 컴알못이 쓴것마냥 대충쓴) 이력서를 일단 지원하였다.

솔직히 거길 들어가고싶다기보다, 이력서를 낸 것에 의의를 두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문자가 와서 이력서 수정요청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몇 번 씩이나 수정이나 추가관련 글이나 메일을 받게 되었다.

조금 의외였다. 담당자가 너무 열심히 요청을 해주시니 갑자기 죄송스러워졌다. 진지하게 임하지 않은 내가 조금 창피했다. 물론 진짜 아무생각없이 낸건 아니었지만, 과거의 이력서들을 보면 노력을 안한건 맞으니까.


어찌됐건 서류를 보냈고, 심사에 통과했다는 문자를 밤늦게 받았고, 면접을 보라는 문자도 받았다. 이를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고, 면접 전날은 어머니에게, 면접 본 후에는 남자친구에게 말을 해 주었다. 면접은 나름 열심히 보았으니까.


그리고 예상치도 못하게 합격이 되고, 교육을 이렇게 받고 끝내게 되었다.



정~~~말 힘들고 고된 하루하루였다.

이것저것 불만도 많고 재밌었던것도 많고 이야기 하고싶은것도 많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면 다 쓸데없는거라 그냥 흘려보내기로 한다. 도움도 안되는거 뭐하러 적나.

이번 교육때는 확실하게 다짐을 했다.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사람, 나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 그리고 뭐가됐든 다른 사람하고는 크게 친하게 지내지 않기로!!

4일밖에 안되는 교육에서, 얼마나 부대끼고 살려고 친해지나 싶었다.

그래서 밥을 먹거나 교육을 듣거나 실습을 할 때 혼자 있는 시간도 좀 많았다.

외롭다기보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첫날보다 마지막 날에는 서로 스킨십도하고 농담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어색해 보이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하지만 매장발령도 각각 다르고, 어차피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날텐데 뭐하러 여기서 힘빼나 싶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나도 그렇고 그들도 그렇고 계속 할 사람은 계속 하고, 그럼 만나게 될 사람은 알아서 만나겠지 라는 생각에 크게 신경쓰지않고 그들과 무리하지않고 지내도록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정떨어져보이지만 그게 나니까~~ 나는 정이 없다고~~~


요 며칠간 처음으로 출/퇴근 길에 9호선 급행을 타봤고, 9707 만원일때 타서 급행느낌나게도 탔고,

그 힘든 와중에 공부한다고 레시피나 교육책을 틈틈히 보는 나를 보면서,

이 정신으로 공부를 했으면 서울대를 가고도 남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숫자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외우려고 노력하는 나의 아름다운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기와 실기시험은 모두 그다지 좋지 않았다. (확실하게 실기결과는 모르지만 느낌상)

하지만, 이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내 자신에게 있어 후회를 했을거고, 점수도 더 나빴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일을 그만두게 되면 나중에 "그때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하고 내내 후회로 남을까봐 그게 두려워서 열심히 하였다.


내일 첫 출근인데, 일단 위치는 솔직히 100% 맘에들진 않지만, 내게 주어진 곳들 중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고, 이것도 인연이니까 일단 해보련다.

해보고 안되면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지. 하지만 겁이난다 ㅠㅠ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자!!!



그리고 나는 퇴근 후 27년 평생 최고의 다크서클을 보았다고 한다.

'일상 > 일상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체구스토 캡슐 -ing  (0) 2017.04.13
170407  (0) 2017.04.07
17.03.31-04.01  (0) 2017.04.02
170110  (0) 2017.01.10
12/20 ~ 22 일상  (0) 2016.12.29
블로그 이미지

sakuha

커피, 카페, 음악, 화장품, 화장하기, 혼자만의 시간 갖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