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후 죽기로 결심했다 작가 : 하야마 아마리 번역 : 장은주 출판 : 예담 발매 : 2012.7.20 참고 :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965739 |
굉장한 책이었다.
첫 가족여행으로 일본 가기 전, 교보문고에서 어머니에게 내가 이 책을 들고선 마치 읽어본 사람마냥 설명을 하고 난 이 책을 사서 읽을거야! 라고 말해서 이번에 읽은거냐고 놀라워 하셨는데.. 난 전혀 기억에 없다 ㅋㅋ 근데 신기하게 사옴 ㅋㅋ
여튼 제목도 독특하고, 이 책 전에 고슴도치가 그려진 책을 먼저 집은 뒤 현재의 나의 심리에 자극을 주기 위해 읽게 된건데, 공감하는 것도 많았고, 감히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존경스러운 부분도 많았다.
하야마 아마리 라는 필명은 가명이라고 한다. '아마리'는 '나머지, 여분' 이라는 뜻으로 '스스로 부여한 1년치 여분의 삶' 을 뜻한다고 한다.
아마리의 삶은 어떻게 보면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보인다. 부모님이 아이의 재능을 잘 몰라 이것저것 과도하게 보낸 학원들, 거기서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하는' 그런 학습을 하다가, 어느날 시험 성적이 잘 나오자, 부모님이 기뻐해 그 뒤로 공부만 하고, 하지만 세상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넘치고, 명문대를 들어가 졸업해 좋은 회사에 취직하지만 신입의 패기대로 1년뒤 미래를 보지 않고 그만두고 그 뒤로는 파견사원을 전전긍긍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쓰러지고, 집은 풍비박산, 그 집을 뛰쳐나와 아마리는 홀로 지내지만, 파견사원의 늪에 빠져 우울하게 지내며 스물 아홉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이 책에서의 명대사는 굉장히 많다.
아마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이 삶에서 자살을 결심하지만, 그것마저 용기가 없어 실패하고, 그 때 TV에서 나오는 화려한 라스베가스의 모습을 보면서 '뚜렷한 목표'가 생기게 된다.
'스물아홉, 마지막 날 라스베가스에서 화려한 삶을 살고 카지노를 한 뒤에 끝내자!' 라는것.
그렇게 해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아서.
라스베가스를 즐기기에 파견사원의 급여로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그녀는 과감하게 긴자의 호스티스로 일하기로 결심한다. 낮에는 파견사원, 밤에는 화려한 호스티스. 그리고 일을 하면서 누드모델 소개를 받아 눈코뜰새없이 일을 하며 돈을 모은다. 그렇게 모든것은 '어차피 자살도 시도했는데 (1년뒤 죽을건데) 뭐가 두려운가?' 라는 마인드로 모든것을 시도했고, 그것이 그녀를 바꾸어 놓았다.
그러자 그녀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모였고, 그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쉴 틈 없이 달리다 과로로 쓰러지자, 그녀의 친구는 이런 말을 한다.
"초보 카레이서들은 매순간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려고만 한대. 하지만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는 거야. 지금 너한테 딱 필요한 말 가지 않아?"
"난 브레이크가 있는지도 몰랐어."
"브레이크를 안 쓰면 차가 커브 길에서 전복되거나 엔진 과열로 폭발할 수 있어. 명심해, 너를 결승선까지 데려가 주는 건 네 몸뿐이야. 몸을 홀대하면 결국 몸이 너를 거부하게 될 거야."
-186P-
결국 해피엔딩이지만! 이것은 읽는것이 더 재미있기 때문에..
그 외에 자극받았던 대사들..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
- 73P-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하나뿐이지만, 남들이 보는 나는 천차만별이었다. 사실 글미 속의 나는 '나'이면서 또한 내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나와 남이 느끼는 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늘 내가 알고 있는 느낌과 나의 기준대로 이해받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왜 아무도 날 이해해 주지 않을까?' 하고 의기소침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 것은 무리이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107P-
밤의 호화로운 세계에 빠져 길을 잃어서는 안 된다. K사장과의 달콤한 애프터도, L회장이나 다른 손님들과의 특별한 '상류사회 체험'도 모두 샛길일 뿐이다. 여기에 머무는 순간 라스베이거스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릴 것이다.
길 위에 올라선 자는 계속 걸어야 할 것이다. 안주하는 순간 길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136P-
"사실 처음엔 그런 꿈으로 일본에 왔어.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만으로도 인도에 있을 때보다 훨씬 보수를 많이 받거든. 그러다 보니 자꾸 나 스스로 계획을 미루게 되더란 말이지. 미나코, 아마리 너희들을 만나고 나서야 아차 싶었어. 고향에 있을 때 나한테 요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그게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그래서 오늘 이 만찬을 계기로 다시 나의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어."
-168P-
혼자서 뷔페라니, 1년 전의 나라면 주변의 이목에 신경 쓰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다. 남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 오직 그것뿐이다.
-199P-
'주저할 때가 바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
그래, 여기서 걸지 않고 어떻게 승부를 기대하겠는가?
-219P-
나는 단 6일을 위해 1년을 살았고, 삶을 끝내기 위해 6일을 불태웠다. 그 끄트머리에서 '20대의 나'는 죽고 30대의 내가 다시 살아났다. 이제부터 맞이하게 될 수많은 '오늘들'은 나에게 늘 선물과도 같을 것이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내일'이란 말을 쓰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의 인생은 천금 같은 오늘의 연속일 테니까.
-234P-
'일상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0) | 2017.03.11 |
---|---|
오르가니스트 (0) | 2016.12.23 |
열차 안의 낯선 자들 (0) | 2016.12.17 |
연애하듯, 여행 (0) | 2016.12.07 |
어느 작가의 오후 (0) | 2016.12.05 |